생산자 조직화의 두 가지 흐름과 농정 

– 전국단위 품목 조직화와 지역(로컬푸드) 조직화 

【요약】

최근 양파·마늘 의무자조금 설치 논의를 중심으로 전국적인 단일 품목조직의 결성 및 생산자 조직화 문제가 농업계의 중요한 의제로 떠올랐다. 이는 품목농협연합회 등 농협개혁을 통한 농협 중심의 전국 조직화가 장기간 진전이 없던 상황에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농산물 수입의 전면개방, 유통 자본으로의 권력 집중이 급진전되는 상황에서 WTO 체제 하에서 가격정책을 포기한 정부로 인해 반복되는 가격폭락으로 주요 채소류 농가의 경영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생산자 조직화를 통한 전국 단위 품목 수급조절체계의 구축은 유통 자본에 대항해 시장에서 가격교섭력을 확보하고 생산비 수준의 최저가격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수단을 확보하기 위해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자율성 보장을 위한 제도개선, 충분한 예산의 확보, 생산자가 참여할 수 있는 민-관 거버넌스의 구축 등 핵심적인 합의를 통해 체계 구축으로 나아가야 한다.

전국 단위의 품목 조직화와는 다른 지역 단위의 먹거리 선순환체계의 구축이라는 맥락에서 로컬푸드 생산자 조직화의 흐름이 다수의 지역에서 진전되고 있다. 로컬푸드 직매장 출하회, 학교급식 출하회 등 지역별·공급처별 생산자 조직의 결성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지역 단위 생산자 조직화를 지원하고 관리·감독하는 중간지원조직(먹거리통합지원센터)의 설치·운영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규모화·전문화만을 강요하는 신자유주의 개방농정 하에서 농정의 대상에서 배제되어 생존의 위기에 처한 중소가족농이 경제적·생태적 측면에서 지속가능한 농사의 길을 모색할 수 있는 하나의 경로로서 로컬푸드 관계시장의 확대와 생산자 조직화는 매우 중요하다.

배경과 맥락은 다르지만 두 가지 생산자 조직화의 흐름을 주목하고 중앙정부, 지방정부 농정이 지속가능한 한국 농업을 위해 필요한 방향 전환을 모색할 시기가 되었다.

첨부파일 :    [2020년 2월 17일(제321호)] 생산자 조직화의 두 가지 흐름과 농정.pdf (454.9K) [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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