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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사는만… 10-07-12 12:06
 
보고서의 내용을 대략 읽어보았습니다만, "2015년 이후에도 부분 개방상태가 가능한가?" 부분에 대해서는 좀더 세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우리의 의도와 계산대로만 쌀 관세화 유예 문제가 풀린다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하지만 상대방은 그러한 우리의 의도대로 움직여주지 않는다는 것이죠.

2004년 쌀 관세화 유예 협상 당시 아르헨티나나 캐나다 같은 쌀이 전혀 생산되지 않는 국가에서 이면합의 사항을 강요한 경험을 생각해 보십시오.
서울사는만… 10-07-12 12:14
 
요지는, 2015년 이후에도 쌀 관세화 유예를 하려면, 우리가 생각지도 않았고 의도하지도 않았던 "떡고물"을 어떠한 형식이 됐든 미국, 중국, 호주, 태국 같은 쌀 수출국 뿐만 아니라 여타 국가에 대해서까지 넘겨줘야 할 우려가 크다는 것이죠.

그게 쌀 문제로만 끝난다면 얼마나 좋겠느냐만, 쌀 이외의 과실, 채소, 특작, 축산 부문에 대해서까지 전반적으로 피해를 보는 극한의 상황까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욕심대로 쌀 관세화 유예가 되는 것이 아니라, 문제가 결코 만만하지 않다는 것이죠.

축구 게임에서 "아르헨티나 팀이 생각보다 실력도 없고 만만하니까, 자랑스런 대한민국 국가대표 축구팀이 박살을 내주자!!!" 하는 생각을 할 수는 있을 겁니다. 그랬다가 한국 팀이 4대 1로 대패했잖습니까? 축구는 그나마 져봤자 별 상관없는 것이지만, 쌀 관세화 문제는 농업 전체를 들었다 놨다 하는 문제입니다.

현실 인식이나 연구에 있어 보다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한국 정부나 농민들만의 근거없는 낙관주의에 절대로 빠져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지속가능 10-07-12 17:12
 
말씀하신 우려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국제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가 협상에 임하는 태도입니다. 2004년 재협상 때에도 DDA 협상의 미래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수세적인 태도로 일관했고 결국 관세화 유예를 얻어냈지만 8%라는 최악의 결과를 가져왔습니다.

지금 정부는 말씀하신 것처럼 어떠한 형식이든 여타 국가들에 "떡고물"을 넘겨주면 실익이 없다는 논리로 쌀 완전개방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DDA 협상이 진전도 없고 기약도 없는 상황에서 왜 우리가 추가적인 의무를 이행해야 하는지는 국제적인 상황으로 보더라도 딱히 근거가 없습니다. 정부는 우루과이라운드 협상문의 부속서에 나와있는 문장 하나를 두고 자동관세화가 되니안되니, 협상을 하면 더 내줄수밖에 없다느니하는 얘기를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농업을 어떻게 살릴 것인지를 고민해야 합니다. 또 하나, 협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국민들의 여론의 힘입니다.  설사 근거가 있다고 하더라도 국민들이 반대하면 안되기도 하는 것이 국제협상입니다.

더구나 그 누구도 DDA의 타결을 장담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가 추가적인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타당성이 없다고 한다면 국민들이 어디에 힘을 실어 주겠습니까? 마지막으로 연구자의 관점과 자세에 대해 제 의견을 말씀드리면, 냉철한 현실 인식과 근거가 되는 수치를 가지고 임하는 것이 기본이기도 하지만, 농업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바람직한 발전방향에 대한 관점도 꼭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농민으로부터 외면받는 연구기계가 아닐까요?
진정한식량… 10-07-13 09:58
 
관세화냐 관세화유예냐는 기본적으로 '합의'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즉 여러 나라들의 합의의 문제라는 것이죠. WTO협정문도 역시 각 나라들의 합의의 문제입니다. 통상문제에 있어서 절대적인 기준이라는 것은 없는거죠. 물론 선행된 합의에 명확히 명시되어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기준이 마련되겠지만 사실 2015년 쌀 관세화에 대해 선행된 합의는 분명히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새로운 합의를 이끌어내야겠죠. (사실 농식품부에서는 마치 존재하지 않는 선행된 합의가 있는 것처럼 자동관세화론을 펼쳤었죠)

다음으로 외교통상문제는 자국의 힘과 해당 사안에 대한 충분한 논리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명박 정부는 G20을 비롯한 여러 정상회담에서 한국이 선진국 대열에 들어섰음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즉 우리나라도 힘이 있다는 것이죠. 다음으로 글에서 볼 수 있지만 우리에게는 충분한 명분이 있습니다. 왜 우리나라만 의무이행을 그것도 남들은 하지 않았던 두번째 의무이행을 하고서 또다시 세번째를 해야하나요. 도하협상이 결론에 이르지 않은 상황에서 경상도 사투리로 '자사서' 우리 것을 내줘야 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통상문제가 합의, 자국의 힘과 충분한 논리를 바탕으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제 결론은 2015년에 한국정부는 한국은 쌀에 대한 이미 두 차례의 의무이행을 했으며, 도하협상이 마무리될때까지 의무도입물량을 동결하고 더이상의 추가개방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진정한식량… 10-07-13 10:10
 
추가로 '서울사는만두'님의 '근거없는 낙관주의'에 대해 이야기드리자면.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간단히 하자면 '서울사는만두'님의 생각은 명백한 패배주의라고 생각이 드는군요
서울사는만… 10-07-14 15:27
 
위의 분께서 "패배주의"라고 말씀하시는데... 좋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재해나 사태를 대비할 때 가장 중요한 부분은, 제 나름대로의 생각으로는 "가장 최악의 상황에서도 버텨낼 수 있는 가능성 및 능력이 무엇이냐?"를 따지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를 가능케 하는 근거는 "근거없는 낙관주의"가 아니라, 우리 스스로가 처한 여건과 제약조건, 능력과 의지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만 하는 것이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군요.

쌀 관세화를 하든, 관세화 유예를 하든... 제일 큰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쪽은 미국과 중국입니다. 호주야 기후변화 때문에 날씨가 가물어 쌀 수출을 할 여력이 없다손 쳐도... 미국과 중국이라는 거대 수출국과의 "수싸움"에서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느냐, 얼마나 덜 손해를 볼 수 있느냐에 대해서 전농 연구소가 보다 실증적인 분석과 대안을 제시해야 되지 않느냐는 생각이 듭니다. 적어도 지금 들어오는 국별 쿼터 이상을 강요당하는 식의 협상 결과라면 관세화 유예든 관세화든 우리에게는 어떠한 이득도 되지 않는다는 점, 명백할 것입니다.

그리고 쌀 관세화든, 관세화 유예든... 미국, 중국이나 여타 쌀농사를 짓지 않는 국가에게까지 줘야 할 "떡고물"이 감당할 수 없이 너무 많이 생겨서도 안됩니다. 그런데 제 생각으로는 만만치 않은 떡고물, 말도 안되는 떡고물을 강요당하는 최악의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걱정이 너무 큽니다. "천안함 사태" 관련 유엔 안보리 의장성명을 구걸하듯이 얻어내면서, 한-미 FTA 추가협의 및 쇠고기 시장 개방 문제 같은 것들이 불거져 나오지 않습니까? G20 정상회의 갖고 위에서 말씀하셨는데, 그 알랑한 "국격 높이기"를 위해서 한국 정부(외통부, 통상교섭본부 등)에서 어떤 말도 안되는 떡고물을 던져줬을지 모를 일 아닙니까? 캐나다와의 쇠고기 협상 일정까지도 국민들에게 숨기는 수준의 정부라면 볼짱 다 본 거 아닙니까?

게다가 농업 통상협상 문제는 농업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우리가 그토록 증오하는 "삼성"을 대표로 한 대기업 재벌(총자본)의 이윤극대화를 위해 일방적으로 희생될 수밖에 없는 게 농업이라는 생각을 한다면, 더욱 그렇죠. 그나마 WTO 협상에서 쌀에 대해서는 선진국 민감품목, 개도국 특별품목으로 해서 정부나 정치권이 마치 쌀을 특별 취급이라도 해서 보호하는 "시늉"이라도 가능한 품목이니까 농업계와 비농업계 간의 소모적 논쟁이 적은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경종농업의 제2의 품목이라 하는 "고추"를 비롯하여, 영세 소농체제에서 중요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여타 노지채소, 양념채소 등의 품목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 부분에 대해서 각종 FTA나 WTO 협상으로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보호하지 못하기 때문에 농민들이 처절하게 투쟁할 수밖에 없는 상황 아닌가요?

그런데 쌀을 방어해 내기 위해서 여타의 중요한 품목들에 있어서 말도 안되는 양보를 해야 한다면??? 그것이 더 큰 손해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저는 말씀드린 겁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도 전농 연구소는 보다 실증적인 연구와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가능하다면 쌀 협상의 전략과 전술에 대해서까지도 책임있게 제시해야 할 것입니다.
진정한식량… 10-07-15 10:09
 
논지가 약간 흐트러지는 것 같아서 몇 가지 먼저 얘기를 드리겠습니다.
우선 실증적인 연구와 대안을 제시하라고 했는데, 글에서는 조기관세화를 반대하고 있습니다. 한국정부가 조기관세화를 시도하지 않는다면 당연히 2015년까지 협상은 없는 것이죠.
다음으로 한국의 의무이행에 대해서 WTO 농업분과 위원회의 자문 및 협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2015년에 자동으로 관세화 되는 것인지 혹은 한국이 추가이행을 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정리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 이야기를 이제 하자면
우선 조기관세화를 협상테이블로 가져가는 순간 반대급부는 생겨날 수 밖에 없습니다. 조기관세화를 하는 순간 나라별 쿼터량은 사라지게 됩니다. 조기관세화 역시 이해관계를 가지고 있는 국가들의 합의가 필요한 사항인데 현재 미국산 쌀 가격이 중국산에 비해 높은 상황에서 미국산 쌀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것이 자명한데 미국은 달가워 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기서 '만두'님이 말한 양보(?), 즉 이면합의가 도출될 확률이 높아지는 것입니다. 현재 2015년에 한국이 관세화 개방을 해야 하는지 안해도 되는지 결론이 없는 상황에서 이것은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하게 될 것입니다.

2015년 자동관세화론과 추가의무이행에 대해서 아직까지 WTO의 공식적인 입장은 없습니다. 즉 2015년에 당연히 관세화 개방을 해야 하는지 아니면 관세화 유예를 받기 위해 추가 협의를 해야하는지에 대한 아무런 기준이 없다는 것입니다. 한국정부가 해야할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무슨 협상이 진행될 수 있습니까? 물론 한국정부가 나서서 관세화 개방이 되는 것이니까 관세화 유예를 할 것인지 말 것인지 협상을 진행하겠다며 미국과 중국대표를 불러다가 협상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WTO에 기준이 없는 상황에서 당사국이 나서서 협상을 진행한다고 해서 WTO가 막거나 각 국 대표들이 싫다고 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현재 이에 대한 구체적인 기준이 없는 상황이며 한국정부는 불필요한 협상을 요구할 것이 아니라 WTO에 공식적으로 이 사안에 대해서 입장을 요구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입니다. WTO 일반이사회 결정에 따르면 되는 것이지요.

마지막으로 WTO 일반이사회가 결정을 내리는 과정은 물론 하나의 협상과정이 될 것입니다. 현재 DDA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과 한국이 이미 의무이행을 두 차례나 진행한 것(다른 나라는 다 끝났는데 우리는 추가개방을 했잖습니까)에 대해서 명확한 명분을 내세우고 각 국 대표들을 설득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우리나라에 좋은 결과를 내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할 때에는 DDA협상이 마무리될 때까지 추가개방을 하지 않는다라는 결과도 나올 수 있습니다.

결론은 현재 상황에서 '만두'님이 말하는 실증적인 연구와 대안이라는 것에서 위의 보고서가 무엇이 부족한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물론 아직 자리잡히지 않은 연구소의 보고서에 부족한 점이 많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보고서가 논리적으로 부족한 면이 크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또한 여기서 필요한 협상 전략과 전술은 WTO 일반이사회 논의에 필요한 전략과 전술이며 아직까지도 WTO에 아무런 요구도 하고 있지 않는 농식품부를 볼 때 필요한 협상전략이 무엇인지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