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소의 경우 생산량의 50%를 수매한다고 전제를 하고 있는데, 이를 실현시키려면 생산 단계에서는 정확한 재배면적과 생산량을 계획하여 거의 근접할 수준으로까지 실현을 시키는 문제가 하나 있을 것이고, 계약재배를 한 50%의 물량을 계획적으로 분배(배급 혹은 시장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야 합니다.

또 하나의 가정은, WTO나 FTA 등으로 인하여 채소류(원물 혹은 김치 등 가공식품) 수입량 증감이 없이 이전과 동일한 가격과 물량만 들어온다(혹은 아예 수입이 되지 않는다)는 가정을 해야 합니다. 그런데 원화와 외화(달러, 엔, 위안, 유로 등)의 환율이 널뛰기하듯 변동하는 구조인데다, 농산물 및 원자재 등의 수급이 선물(투기) 시장을 통해 이뤄지는 구조적 문제점을 생각해본다면, 쿠바나 북한과 같은 완전 폐쇄국가의 형태에서는 논리적으로나 실물상으로 이뤄질 수 있는 구조가 되겠지만, 작은 개방경제 체제인 한국에서는 매우 어려울 것으로 생각이 드는군요.

자본주의가, 그리고 시장이 비록 만악의 근원이라 할지라도, 시장 메카니즘을 무시하면 안됩니다. 시장은 사람들과 공동체 사회를 부패하고 타락하도록 만들 수 있는 독소를 갖고 있지만, 생산 및 소비에 소요되는 자원의 적정 배분과 관련해서 나름대로의 효용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에 끈질기게 살아남게 되는 것이지요.

북한에서조차 합법이든 불법이든 장마당이 생기고, 돈만 있으면 남한제 TV, 가전제품 같은 것도 살 수 있는 구조가 '독버섯'처럼 솟아나고 있는 구조가 왜 생기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볼 필요가 있을 것입니다. 그런 맥락 속에서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에 대한 논의를 더욱 냉철하게 다듬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안녕하십니까? 녀름 연구소 이호중 팀장입니다.
좋은 의견 주셨는데 이제서야 확인했군요. 이슈보고서에 대한 의견 감사드립니다.

주신 의견에 대해 몇가지 말씀 드릴 것이 있습니다.

우선 채소류에 대한 농협계약재배는 이미 정부 예산의 투입속에 시행되고 있는 제도이고, 생협의 사례가 2010년 배추파동때 널리 알려진바도 있었습니다.
현재 농협의 계약재배 수준은 품목별로 차이가 있지만 품목전체생산량의 10%대가 좀 안되는 수준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걸 50%대로 높이자는 것입니다.
정부도 배추 등 일부 채소류에 대해 2015년까지 품목전체생산량의 50% 수준까지 계약재배비중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바 있습니다.(2011년 2월)
따라서 저희가 주장하는 계약재배 확대가 시장질서를 무시하는 이상적인 발상은 아니라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또한 농산물 정책의 기본은 수급조절과 출하조절에 있습니다. 따라서 생산면적을 예측하고 생산량을 조절하는 것은 기본적인 정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분배역시 크게 걱정할 것이 없습니다. 외국의 거의 모든 농협들은 조합원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을 전량 수매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습니다. 조합원 생산량의 50%를 계약재배하는 것이 결코 무리한 주장이 아니며 만약 농협이 채소류의 50% 이상을 계약재배를 통해 물량을 확보하게 된다면 유통상인들과의 거래에서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게 되고 생산비 보장 등 조합원의 권익 확보라는 본연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물론 보고서에도 서술되어 있듯이 품목별 연합회의 설립과 이를 통한 전국적 규모의 마케팅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립니다.

그럼 현재 시행되는 있는 계약재배와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입니다.
현재 농협의 계약재배는 단가가 낮아 농민들의 참여가 저조합니다. 따라서 계약재배 단가를 생산비 보장이 가능한 수준으로 높이는 것이 필요하고 계약의무 이행을 강제하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한 시중가격이 계약재배가격보다 낮아 손해를 볼까봐 농협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습니다. 이는 가격안정기금을 통해 해결해야 합니다. 정부가 출연하고 농협이 관리하는 가격안정기금을 마련하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짧게나마 주신의견에 대해 몇자 적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의견 부탁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