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식량안보는 아주 취약한 수준이다. 당장 ‘식량전쟁’이 발생해 자급자족해야 한다면 국민의 4분의 1은 생존에 필요한 곡물을 구할 수 없다. 

농림수산식품부에 따르면 2009년 기준 곡물자급률은 26.7%다. 2005년 29.4%였지만 4년 만에 3% 가까이 후퇴했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1개국 중 29위로 최하위권이다. 쌀·보리만 합산한 주식자급률도 57%에 불과하다. 품목별로는 쌀(101.1%)을 제외하면 보리(41.1%), 콩(8.6%), 옥수수(1.0%), 밀(0.5%) 등의 자급률은 아주 심각한 상황이다. 

반면 프랑스는 곡물자급률이 329%를 기록하고 있으며 독일·미국·영국 등도 모두 100%가 넘는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국제곡물 가격의 변동에 매우 민감하고 가격 상승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지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의 큰 요인도 바로 국제곡물 가격 상승에 있다. 정부는 “국제곡물시장의 불안정성은 지속적으로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정부는 식량 문제의 해법을 해외에서 찾고 있다. 2009년 해외농업개발 사업을 시작해 해외 농지및 농업경영 기반 구축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부터는 정부 주도의 곡물유통회사 설립을 골자로 하는 국가곡물조달 시스템 구축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이 같은 대책은 식량위기 해소의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농업농민정책연구소 녀름의 홍형석 상임연구원은 “국제곡물시장은 이미 초국적 곡물기업이 80%를 장악하고 있으며, 공급량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좁은 시장을 뚫기는 사실상 어렵다”고 밝혔다. 또 “2007~2008년 식량위기 때 수출국들이 곡물수출 규제·금지 조치를 실시했다”며 “해외농업 기반을 확충해도 막상 위기 때 이를 수입하는 것이 불가능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가장 우선적으로 국내 자급률을 높이기 위한 목표를 설정하고 이행을 강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향신문 김다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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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 : 식량위기,해외농업개발